첫 회에 보내주신 여러분들의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확실한 성원을 보내주신 두 분께는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글구 말투가 일단 마음에 안드신다는 조언과 글이 너무 길고 빽빽하다는 말씀은 일단 동의를 하지만 차차 개선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말투를 바꾸면 분위기가 너무 공식적이 되기 때문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지하철역... 필자도 무진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서민의 발이자 지상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상당부분 해소해 주는 고마운 아이템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온갖 분들과 넘들이 모이다 보니 본의아니게 택티컬 본능을 자극받을 때가 자주 있다.
우선 특정 역에 한정되겠지만 일단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터줏대감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그 역에서 숙식을 해결하시는 '노숙자'분들이다. 이 분들의 불문률 중에는 절대 행인에게 시비를 걸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성인군자가 아닌이상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트러블이라는 것이 발생 안한다고 누가 신원보증을 서겠는가? 대비가 필요하다.
먼저 그 분들의 주거 위치는 가장 많은 곳이 화장실 부근이고 그 다음이 사물함 부근, 기둥 부근, 복권 판매대 부근 등이다. 특히 화장실의 위치는 역 깊숙한 곳에 있으며 대부분 매표소와는 떨어져 있다. 또한 화장실은 그 분들께 생존과 생활에 필수적인 물을 공급해 준다. 깊숙한 곳에 위치하다 보니 바깥기온이 올라가든, 떨어지든 일단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자리는 뭐 터줏대감 중에서도 파워와 연륜을 자랑하는 장기노숙자가 차지하고 있을 확률이 70%가 넘는다. 어쨌든 이 분들의 상태를 먼저 살펴보자.
다 눈치 채셔서 나름대로 대비하시겠지만 이 분들은 항상 술에 쩔어 계신다. 아침부터 술, 점심도 술, 저녁도 술 혼자 마시고 쓰러져 있든가 아니면 3~5명 큰 소리로 떠들면서 나름대로의 문화를 만끽하는 광경이다. 택티컬은 아시는 독자님들께서는 이 점만 유의해 주시면 된다.
첫째, 그들과 절대 눈을 마주치지 말라. 둘째, 동행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진행하면서 바깥 쪽으로 빼되 그들 앞에서 빼지 말고 발견즉시 멀리서 바깥쪽에 배치한다. 셋째, 소리를 죽이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그들이 혹 쳐다보더라도 앞을 보면서 보통 속도로 지나친다. 그들 중에 혹 불문률을 모르고 술김에 시비를 걸 수도 있다. 이 때를 대비하여 시선은 약간 아래쪽 바닥을 보면서 대부분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그 분들의 움직임을 스치듯 감시한다. 일단 지나쳤다면 빠른 걸음으로 지역을 벗어난다. 대부분 문제가 없고 또 목격한 적도 있지만 가끔 시비가 붙는 경우가 있다. 그들의 세계가 법 보다는 파워에 의존하므로 그들 세계에 일어나는 일을 혹 목격하더라도 치명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은 무시하고 지나친다.
다음, 계단을 내려갈 때는 중간이 아니라 벽쪽으로 치우쳐야 한다. 물론 만원 지하철에서 밀리면서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상황(출퇴근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면 난간이 있는 벽쪽으로 몸을 붙이는 것이 헛디디거나 뒤에서 누가 밀더라도 벽에 몸을 대거나 난간에 기대는 동작만으로 데미지를 줄일 수 있다. 항간에 나온 서적들 중에서 계단에서 발을 헛디뎠거나 누군가 밀쳐서 계단에서 굴르게 된 상황이 닥쳤을 때, 고개를 팍 숙여 턱을 가슴에 붙이듯이 하고 자연스럽게(아주 실력있는 분이 쓰신 어떤 책에는 야구선수가 공을 던지듯 한 자세로) 그대로 굴러주라고 얘기 하는데 필자도 대학교 때 합기도를 수련했고 나름대로 신경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정말 그 당시에는 되지도 않는 것이었다. 대부분 몸이 뻣뻣해 지면서 팔이 앞으로 먼저 닿음과 동시에 더듬거리며 (이때 팔은 무조건 겹지르게 된다) 두 세칸을 그렇게 내려가면서 무거운 머리가 밑으로 향하며 턱과 특히 치아같은 데가 계단 모서리에 의해서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더라. 그렇다고 택티컬을 사랑하시는 독자분들께서는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가능한 책에서 가르치는 대로 하셔야 할 듯 싶다. 참 어려운 것을 하시라고 말씀드리자니 송구스러워서... 자신도 못하면서...ㅠㅠ
뭐, 지하철 역에서 가장 위험한 곳을 꼽으라면 뭐니뭐니해서 점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차량 탑승구역일 것이다. 필자도 큰 일 당할 뻔한 상황이 있었다. 뒤에서 고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술에 통제력을 잃어버린 분들께서 장난인지 다투는지를 하시다가 맨 앞에서 서 있던 필자를 밀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금은 역마다 완전밀폐장치와 혹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그런데 없었기 때문에 정말 간발의 차이로 허공을 헤집으면서 겨우 낙마를 모면했었다. 이런 상황은 의외로 많다. 출퇴근 때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겠지만 특히 사당역, 교대역, 신도림역... 유명한 곳들이다. 이런 곳에서는 정말 나는 잘 서 있는데 계단으로 부터 상황을 모르고 꾸역꾸역 밀어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어,어 하다가 낭떠러지까지 다다르는 상황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다행히 출퇴근 때 차량배차가 1분단위로 되어 있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안그랬으면 하루에도 수십명 삼천궁녀 했을 터이니... 그래서 추천하는 것은, 모 호신술 책에서 '반신'이라고 표현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어려운 자세가 아니다. 무조건 몸을 40~45도 정도로 틀어서 비스듬하게 서는 것이다. 권총 사격할 때 자연스럽게 한 발이 앞에 가는 자세와 거의 같다고 생각하시면 됨. 물론 앞에 가는 발은 자신의 체중을 감당할 수 있는 주 사용 발이 되겠다. 이 상황에서는 몸의 방향이 틀어져 있으므로 불가항력적인 힘을 받더라도 비껴 받게 되며 일단 지지대(앞으로 뻗은 발)가 안전하게 버텨주고 있으므로 단 몇 초 일지라도 지탱하면서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주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탑승구와 지하철 사이의 틈으로 아이들이 빠질 경우이다. 필자도 한 명을 구한 적이 있다. 실로 순간적으로 일어나며 필자의 경우에는 열린 문 옆에 있다가 엄마 손을 잡고 들어오는 아이가 발을 헛디디며 그야말로 퐁 하고 아래로 꺼져 버린 경우였다. 그런데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지하철의 그 틈이라고 하는 것이 약 20cm를 대부분 넘지 못하므로 아이들이 빠지더라도 가슴쪽이나 팔 등이 걸리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당황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그대로 아이의 어깨의 옷을 잡고 그대로 들어버렸다. 덕분에 손가락은 삐었지만 사람하나를 곤경에서 살렸다는 기억은 두고두고 뿌듯한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어쨌든 항상 이용하는 시설이더라도 택티컬的 마인드를 가지고 상황을 예지하는 습관은 재미도 있고 또 필요도 할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티내지는 말자! 정상같지 않아 보일 수도 있으니...
지하철에서 요긴할 듯한 장비는 플래쉬와 쿠포탄과 같은 딱딱한 스틱이다. 이는 다른 데 쓴다기 보다는 만에 하나, 지하철 정전사고나 가스누출 등 집단공항 상태에 빠져 탈출을 감행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유리창을 깨거나 문을 열기 위해서 수동손잡이를 찾거나, 길을 밝히거나 등등의 용도이다. 물론 이 때에도 픽스드 나이프나 딱딱한 손잡이를 가진 폴더 나이프가 있다면 더더욱 요긴할 것이다. 뭐, 이런 때를 대비해서 국민방독면을 가방 속에 항상 비치하시는 분이라면 택티컬 매니아...라고 불러드리기 보다는 '폐인'쪽이 아닐까 생각된다. 혹 이런 분이 있다면 필자와 이 연재 건을 바톤터치 하도록 하자.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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