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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軍刀
일본도는 특유의 탐미 의식과
정신의 상징이라는 요소에 의해 무기로서의 효용성이 거의 없어진
지금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수련의 도구로써만이 아니라
그 역사도 길다 보니 수집적인 가치가 높은 품목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일본도를 제작 방식이나
특성에 따라 시대를 나누어 구분하는데 이는 대체로 당시의 군사,
정치 상황과 밀접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일본도 중에 다소 특수한
예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군도입니다.
군도라는 것은 현재에도 여러
나라에서 채용하고 있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칼로써 주로 그 용도는
의장용의 예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군도의 정의를
내리자면 군대에서의 사용을 목적을 두고 대량 생산한 규격화된
도검이 되며 그 역사는 18세기 유럽에서 상비군이 도입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도 중에서는 짧은 형태의 단검/단도들도
많지만 대개 군도들은 기병대용인 사브르 형태가 많이 채용되었습니다.
당시로서도 총은 일반적인 무기였지만
현대의 총에 비하면 사정거리나 연사성능이 매우 떨어졌으므로 백병전으로
승패를 가늠하는 전투가 많았으므로 군도는 무기로서도 꽤 효용성이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에는 점차 의장/예식용으로
그 성격이 바뀌었지만 칼을 칼 이상으로 생각하는 일본으로써는
군도라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근대화와 더불어 서양식
군도를 채택하게 됩니다.
일본에 군도가 도입된 것은 막부
말기에서 메이지 유신 사이로 서양식 군비를 갖추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일본은 서양의 제도, 문물을
받아 들였으므로 군도 역시 일본 전통 타입이 아닌 서양식 사브르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사브르 형태의 칼은 한손용이었으며
전통적인 일본도의 사용법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는 사용하기가
아려워 메이지 19년(1886)에 이르러 외장은 서양식 사브르이되 도신은
일본도인 제식군도가 채택되는데 이를 통칭 양손 사브르 군도라고
합니다.
1번 사진이 1886년에 채택된
양손 사브르 군도입니다.
위 군도는 칼집에 크롬 도금
처리를 한 영관급 장교용입니다.
이러한 사브르 타입의 일본군도는
역사가 짧은 편이지만 한 손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기병대에서는
끝까지 이 모델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메이지 32년(1899)에는 상급
하사관, 기병, 보급병용으로 32년식 군도가 채택되었는데 이 군도는
서양 강판에 기계 단조와 기름 열처리를 거친 대량생산품이었습니다.
돌격시 사브르를 사용하였던
경기병에게 있어 군도는 주무기로도 볼 수 있지만 그 외의 병과에서는
호신용으로 사용되었는데 특히 백병전이 빈번하였던 러일전쟁 당시
최선두의 하급 장교들에게는 필수품이었다고 합니다.
전장에서 점차 효용도가 점차
낮아져 가는 무기로서의 군도에 비해 군도를 신분과 권위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장교들에게 있어 군도는 중요한 개인 소지품이 되었고
사무라이 전통이 남아 있던 장교들은 전통 일본도를 외관만 바꾸어
군도로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교용은 제식군도라고
해도 와관, 크기 등의 규격을 정해 놓은 것에 불과하고 상당히 많은
바리에이션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1차대전이 끝난 후에는 상대적으로
백병전의 빈도가 매우 낮아져 세계 각국에서는 무기로서의 군도를
폐지하였고 이러한 경향은 일본에도 반영되어 실제 일본 군부에서도
군도 폐지에 관한 논의가 거론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구미열강 등에 비하여
실제적인 군비가 부족한 일본 군인들로써는 물질보다는 정신적인
면의 가치를 높게 추구하였고 이러한 일본 정신, 군인 정신의 상징으로서의
군도의 가치가 부각되어 시대의 흐름과는 역행하여 군도는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사용되었고 일본 군대의 상징처럼 되었습니다.
물론 대개의 각국 군대의 기본은
육군이었듯이 일본 군도도 육군을 중심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여
새로운 군도가 제식화되었는데 쇼와 9년(1934)에 채택된 94식과
95식이 그것으로 94식 군도는 장교용으로 95식 군도는 하사관, 일반병용으로
제작되었습니다.
94/95식 군도는 고대 일본에서
사용하였던 타치의 형태로 칼집 고리가 2개인 것이 특징입니다.
2번 사진은 94식 군도로 파란끈이
섞인 군도의 손잡이 끈으로 이 군도가 위관급 장교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후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
등을 거치면서 군도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였고 군복 자체가 바뀌고
실전에서의 활용도를 높히기 위해 가로로 패용하던 94/95식 군도
대신 쇼와 13년에 98식 군도가 새로 제식화되어 이전의 군도를 대체합니다.
3번 사진은 98식 군도로 이전
94/95식 군도에 비해 실용성을 높히고자 여러 부분이 간략화되었고
칼집 고리를 하나로 줄여 세로로 패용하게 되었습니다.
98식 군도는 일본군도 중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것으로 통상적으로 일본군도라고 하면 98식 군도를
떠올리게 됩니다.
최근 중국 등에서 제작된 가짜
일본군도들을 꽤 많이 볼 수 있는데 대개 그 형태는 98식 군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98식 군도가 제식으로 제정된
이후에도 장교들은 외관만을 유지하였을 뿐 도신 자체는 전통 도검을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며 이미 대량 생산 제체로 생산하기 시작한
98식 군도는 이미 질적으로는 일반적인 일보도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일본군을 접한 영국, 미국군들에게
있어서 일본군들은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였다고 합니다.
보급, 군비 등에 있어서는 상대도
되지 않는 자그마한 체구의 적들이 천황만세를 외치며 돌격하는
것이라든가 유럽 군대같으면 항복을 해야 마땅한 절망적인 시점에
오히려 군도를 빼들고 전원 돌격을 하는 등의 구미인들에게 있어서
상식밖의 행동은 충격이었고 특히 시대착오적인 무기인 군도로 기관총의
포화를 상대하겠다는 것은 더욱 참전자들의 기억에 깊이 남았다고
합니다.
또한 일본군도는 포로 등의 처형
수단으로도 악명이 높았었는데 중일전쟁시의 민간인 학살 등을 통해
일본군도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쟁을 통해 일본군도는
일본군의 상징으로서 알려지게 되었고 수련을 거치지 않으면 사용이
불편하고 효율이 떨어지며 관리에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일본군도는 2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일본군과
함께 하게 됩니다.
4번 사진은 98식 일본군도를
패용한 사진으로 군도 전용의 굵은 벨트와 고정 고리 등이 필요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차 대전 종전 후 연합군 병사들
- 특히 미군들 - 에게는 인기높은 전쟁 기념품이 두가지 있었는데
유럽 전선에서는 독일군이 사용하던 루거 권총이었고 태평양 전선에서는
일본 군도였다고 합니다.
일본군도는 일종의 밀리터리
컬렉션이나 전쟁 기념품으로서의 가치는 있을지 몰라도 전통 일본도로써는
논외인 이단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태가 좋은 군도라고
하여도 그렇게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아니며 그에 대한 연구도
왕성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수공전용 제품이었던
품목이 대량생산 방식으로 생산된 점,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면서도
끝까지 전장에서 실전무기로 사용된 점은 전쟁사 또는 사회문화사
측면에서는 논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발췌 및 인용은 일본 學硏 출판사의
"圖說 日本刀大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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