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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자료실

2010. 05. 18 (13:08)

傑作日本刀 2 - 天下五劒(Tenkagoken)

나이프갤러리

傑作日本刀 2

天下五劒(Tenkagoken)

일본도에는 수많은 명도들이 존재합니다.

대개 명도라고 알려진 칼들은 당대의 유명한 도공들이 제작하였거나 유명인사가 사용 또는 소유하였기 때문인데 여기에 그 유래가 덧붙여지면 인지도나 관심도가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그러한 명도 중에서 천하오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무로마치 시대에 당시까지 전해지던 일본도 중에서 특히 유명한 도검을 선정한 것으로 것입니다.

물론 일본도에는 많은 명도들이 존재하므로 이 외에도 훌륭한 칼들이 존재합니다만 당시에 있어 천하오검으로 열거된 도검들에 대해서는 거의 모두 인정하였다고 하니 어쨌든 훌륭한 칼들임에는 틀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천하오검은 시대는 다르지만 모두 무로마치 시대보다 이전인 헤이안과 카마쿠라 시대의 도검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한 도검들이었습니다.

이 천하오검들은 모두 현존하고 있으며 국보, 중요문화재, 어물(천황소유) 등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천하오검들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물론 당대의 전설적인 도공들이 제작하였다는 것 이외에도 칼에 얽힌 전승들이 있어 이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각각의 천하오검들은 전승과 관련된 별도의 명칭이 붙어 있어 일반적으로 도공의 이름이 칼의 이름이 되는 것보다는 더 유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천하오검들은 모두 타치(太刀)인데 각각의 도검들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太刀銘安綱名物童子切

칼날길이 : 80cm, 소리 : 2.7cm 국보(현재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도검의 정식 명칭을 보면 위와 같이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太刀는 타치이며 칼의 형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銘(메이)은 칼날에 새겨진 도공의 이름이나 기타 사항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야스쓰나(安綱)라는 도공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메이부쯔(名物)는 고래로부터 유명한 도검들을 총칭하는 용어인데 이 메이부쯔라는 칭호가 붙은 도검들은 그만큼 유명한 도검들이고 그로 인해 별도의 이름이 붙은 칼들이 많습니다.

천하오검들은 일본도에 대해 조금만 공부해도 쉽게 접하는 칼들이기도 합니다만 그 중에서도 야스쓰나(安綱)가 제작한 도지키리(童子切)는 특히 더 유명한 칼입니다.

보통 일본도는 도공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 마사무네, 무라마사, 코테츠 등으로 불리우는데 개중에 해당 도검을 유명 인사가 사용했거나 어떠한 전승이 붙어서 도검의 별도 이름이 붙은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경우에는 칼의 이름과 도공의 이름을 함께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도검도 흔히 도지키리야스쓰나(童子切安綱)라고 합니다.

야스쓰나는 일본도의 시조라고도 불리우는 매우 유명한 도공으로 헤이안 시대에 활동했다고 전해지는데 대략 그 시기는 9세기 초로 보고 있습니다.

도지키리라는 이름은 슈텐도지(酒呑童子)라는 귀신을 베었다라는 의미로(키리는 베다라는 의미입니다.) 당시 세력을 떨치던 무사 가문의 하나인 겐지(源氏) 가문의 장수였던 미니모토노 요리미쓰(源賴光)가 조정의 명을 받아 오에야먀(大江山)에 살면서 인근 주민들을 괴롭히던 슈텐도지(酒呑童子)의 거처에 잠입하여 독이 든 술을 먹고 잠든 슈텐도지를 베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미나모토노 요리미쓰는 당시 매우 유명한 용사로 슈텐도지 이외에도 일본 각지를 전전하며 많은 귀신과 요물을 퇴차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집니다.

이렇게 해서 붙여진 도지키리라는 별명은 점차 각종 이야기 등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는데 대개 이러한 이야기들은 전설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역사서에서는 이 시기가 아직 중앙의 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들이 많아 각 지방에서는 산적이나 토호들이 실제 지배자였다고 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겐지 가문의 힘이 커지고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자방 세력을 제압하게 되는데 미니모토노 요리미쓰에 얽힌 각종 전승들은 이러한 배경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각종 역사서나 서적 등에서는 미나모토노 요리미쓰가 처치한 슈텐도지는 귀신이나 요물이 아니라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산적의 두목으로 보고 있는데 그들을 퇴치하는 과정에서의 과장된 무용담이 전설의 기초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지키리야스쓰나는 시노기즈쿠리 방식이며 작은 킷사키, 휨의 곡선이 매우 확연하여 당당함이 돋보이는 칼입니다.

야스쓰나가 제작한 칼은 지금도 상당수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다른 칼들과 확연히 비교될 정도로 우수한 것이 바로 이 도지키리인데 1719년 에도 막부의 8대 쇼군인 도쿠가와 요시무네(德川吉宗)의 명을 받아 혼아미(本阿彌) 가문에서 발간한 향보명물장(享保名物帳)에 의하면 극상의 솜씨로 만들어져 다른 야스쓰나 작품 중에는 이와 비슷한 정도의 것들도 없다라는 평가가 있습니다.(혼아미 가문은 대대로 도검을 포함한 골동품 감정을 담당하는 가문으로 이들이 발간한 서적들은 일본 도검 및 골동품에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확실한 유명세를 탔던 도지키리야스쓰나였던 만큼 그 소유주도 당대의 권력자들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본 막부 체제에 있어 최고의 권력자인 쇼군(將軍 - 征夷大將軍의 준말)은 단순히 군권을 장악했다고만 해서 되는 것이아니라 막부 체제의 문을 연 겐지 가문의 후손이어야 한다는 혈통상의 제약도 따라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비록 전국을 통일했지만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쇼군이 되지 못하며 관백이라는 조정의 벼슬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이었던 아시카가 가문이나 에도 막부의 쇼군이었던 도쿠카와 가문들은 실제로 겐지의 후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대외적으로는 먼 혈연관계라도 내세워서 쇼군이 됩니다.

즉 이들이 비록 겐지의 직계 후손은 아닐지라도 너무 신분이 낮았던 토요토미 히데요시에 비하면 어느 정도의 조작으로라도 이를 입증할 수 있었던 유력 가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겐지 가문의 소유였던 도지키리야스쓰나는 그 뒤를 이은 무로마치 막부의 아시카가 가문이 소유하였고 그 후에는 전국을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소유가 됩니다.

이후 에도 막부를 세운 도쿠카와 가문으로 넘어간 도지키리야스쓰나는 먼저 초대 쇼군인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소유에서 2대 쇼군인 도쿠카와 히데타다에게로 넘어 갑니다.

다시 히데타다의 딸인 카츠히메(勝姬)가 유력가문인 에치젠 마쓰다이라(越前松平)가문에 시집갈 때 그 신랑이 되는 마쓰다이라 다다나오(松平忠直)에게 하사되어 에치젠의 마쓰다이라 가문의 소유가 되었다가 후에 정쟁에 말려 들어 에치젠 마쓰다이라 가문을 쯔야마 마쓰다이라(津山松平)이 승계하여 되었고 그 이후로 2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쯔야마 마쓰다이라 가문에서 도지키리야스쓰나를 소유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자 도지키리야스쓰나를 도검상이 사들였고 이를 다시 수집가에게 되팔았다고 하는데 그 수집가도 다시 다른 수집가에게 팔아서 결국 2차 대전 이후에만 소유주가 3번 바뀐 셈이 됩니다.

그 후 이 도검은 국보로 지정되어 현재 우에노의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도지키리야스쓰나의 코시라에는 타치의 고위직 의식 외장인 이토마키 타치 형태인데 이는 원래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적어도 해당 도검의 소유가 마쓰다이라 가문으로 넘어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도지키리 야스쓰나의 절삭력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는데 특히 에도 시대에 처형당한 죄인의 사체 6구를 포개어 쌓아 놓고 도지키리 야스쓰나로 시참을 해 보았더니 6구의 시체가 모두 베어진 것은 물론이고 칼이 땅에까지 박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太刀銘三條名物三日月宗近

칼날길이 : 80cm, 소리 : 2.7cm 국보(현재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산죠(三條)라는 메이가 있고 무네치카(宗近)의 작품으로 알려진 이 타치는 흔히 그 이름과 도공의 이름을 합쳐 미카즈키무네치카(三日月宗近)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메이에 새겨진 산죠는 지명을 의미하며(보통 메이에는 도공의 이름이나 지명을 넣습니다) 정식명은 산죠고카지 무네치카(三條小鍛冶宗近) 또는 산죠 무네치카(三條宗近)라고 합니다.

무네치카가 활동한 시기는 헤이안 시대 중기로 추정하고 있는데 일본 역사상 비교적 평안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이 시기는 비교적 직인들의 신분이 낮았던 시기로 자세한 기록들이 남아 있지 않은데 무네치카는 독보적인 존재로 생각됩니다.

당시 국가를 수호할 명검을 만들라는 천황의 명을 받은 무네치카는 이는 신의 도움을 얻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신에게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한 동자가 나타나 칼을 만들라고 하였고 칼을 만드는 중에도 여우가 나타나 도움을 주어 마침내 보도를 완성하였다고 합니다.

이 보도가 미카즈키는 아니지만 이러한 일화는 가부키 등에도 나오는 내용으로 비록 전설에 가까운 것이기는 하나 그만큼 무네치카가 유명한 도공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름으로도 사용되는 고카지(小鍛冶)는 제철업자를 말하는 것으로 오카지(大鍛冶)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오카지는 산에서 광석을 채취하여 이를 철로 만드는 것으로 지금으로 말하자면 다마하가네(玉綱)를 만드는 사람이고 고카지는 오카지가 만들어 낸 철을 이용하여 도검을 비롯한 각종 금속 용품을 만드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고카지는 금속 공예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이 중에는 물론 도공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도공들과 무네치카만이 고카지라는 칭호를 붙이는 것이 특이합니다.

물론 무네치카 외에 다른 도공도 고카지라는 칭호를 붙이기는 합니다만 산죠라는 지역에서는 무네치카 외에는 고카지라는 칭호를 사용한 경우가 없습니다.

다른 도공이라고 하여도 카마쿠라 시대 말기부터 2대,3대를 사용한 경우가 있기는 해도 이들은 본가가 아니라 분가에 속하며 오히려 본가에서는 고카지라는 칭호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아직 그 의미나 유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무네치카는 상당히 유명한 도공이었다는 사실 만큼은 틀림이 없습니다.

미카즈키무네치카는 전형적인 타치의 형태로 전체적으로 가는 도신에 모토하바(元幅 - 칼날이 시작되는 부분의 폭, 통상 적으로 일본도에서 가장 폭이 넓은 부분)와 사키하바(先幅 - 깃시키의 폭, 보통 일본도에서 가장 폭이 좁은 부분)의 차이가 크며 소리의 각도가 크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미카즈키무네치카의 모토하바를 10으로 보면 사키하바는 5.5로 후대의 타치들에 비하면 상당히 유려한 형태로 이것이 미관상 가장 아름다운 비율이라고 합니다.

이는 형태상의 특징인데 미카즈키무네치카의 가장 큰 특징은 지하다(地肌 - 표면을 의미하는 것으로 단조,접쇠, 열처리 등의 과정을 거친 일본도의 표면은 자세히 여러 하몬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형태의 문양이라든가 조직의 변화가 보이게 됩니다)에 보여지는 다양한 형상들입니다.

하몬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여러 가지 작은 미세한 흔적들이 유려하게 나타나 있는데 그로 인해 매우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치노케(打のけ - 하몬의 상단 부근과 경계를 이루는 부분에 생기는 구름같은 형상으로 열처리에 의해 생성됩니다)의 형태가 초승달처럼 나타나는데 그 주변의 다른 표면 현상들과 어울려 마치 구름 속에 초승달이 뜬 것 같다고 합닏나.

미카즈키(三日月 - 초승달 형태)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지하다는 일본도 중에서 야마토덴(大和傳 - 일본도의 주요 작풍을 5개로 나눈 것 중 하나로 가장 오래되었으며 후세에 끼친 영향도 매우 큰 작풍, 나라 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습니다)에서 주로 보여지는 특색으로 비록 그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무네치카로부터 시작한다고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칼은 미카즈키라는 별호로 인해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는 고아미키리(五阿彌切)라고 불리웠다고 합니다.

이 도검 역시 당대에 널리 알려진 도공이 만든 유명 도검으로 무로막치 막부의 쇼군인 아시카가 가문에서 소유하다가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거쳐 도쿠카와 가문에서 소유하게 되었고 현재는 도쿄 국립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太刀銘國綱名物鬼丸

칼날길이 : 78.2cm, 소리 : 3.2cm 황실소장품(현재 궁내청 소장)

귀신이 들린 칼이라는 의미의 오니마루(鬼丸)는 명공 구니쓰나(國綱)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어 흔히 오니마루 구니쓰나라고 불리워 지고 있습니다.

구니쓰나는 카마쿠라 중기에 활약한 인물로 본래는 야마시로 지방에 살았습니다.

야마시로는 야마토 등과 더불어 우수한 일본도를 많이 생산해 낸 지방입니다.

각 지방에는 유명한 도공의 유파가 있어 그 지방을 대표하고 후대에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야마시로 지방에는 아와타구치 (栗田口) 가문이 이끄는 도공 유파가 있었습니다.

아와타구치 가문의 창시자인 아와타구치 구니이에(栗田口國家)에게는 여러 형제가 있었는데 그 중 막내 동생이 바로 구니쓰나(國綱)입니다.

하나의 문파를 이룰 정도면 상당히 뛰어난 도공이었을 것이므로 구니이에는 매우 우수한 도공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 막내인 구니쓰나가 특히 유명하였다고 합니다.

당시는 카마쿠라 시기였고 권력의 중심은 카마쿠라에 있었습니다.

카마쿠라는 기존의 권력 중심지인 교토나 나라에 비하면 신도시로 비록 권력의 중심은 그곳에 있을지라도 그 외의 문화, 공예 등에 있어서는 여전히 교토, 나라에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카마쿠라 가문의 섭정이었던 호죠 가문에서는 전국 각지의 유명한 도공들을 카마쿠라로 불러 모으게 되는데 야마시로에서는 구니쓰나가 발탁되어 카마쿠라로 이전하게 됩니다.

카마쿠라로 이전한 구니쓰나는 자손이나 제자들에게 도검 제작법을 전수하는데 그 중 유명한 사람들이 바로 유키미쓰(行光)와 마사무네(正宗) 등입니다.

특히 마사무네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도공이며 후에 이들은 일본도 작풍 중 하나인 쇼슈덴(相州傳)의 시조가 되는데 어디까지는 그 기초는 야마시로덴에 있다고 할 것이며 그 중에서도 구니쓰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천하오검의 다른 칼들과 마찬가지로 이 칼이 오니마루라고 불리우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전승이 있다고 합니다.

카마쿠라 막부의 섭정을 맡았던 호죠도키요리(北條時賴)라는 인물이 있있는데 그는 민심을 살피기 위해 여러 차례 미행을 즐겼던 인물로 역사적으로도 꽤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심각한 괴로움이 있었는데 밤에 졸기만 하면 조그마한 귀신이 나타나 괴롭히는 바람에 밤새 잠을 못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나날이 지속되자 심신이 지치게 되어 굿을 하거나 음양사 등을 초빙하여 이를 해결하려 하였으나 효과가 없어 괴로움은 더해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지쳐서 졸고 있는데 마침 그 때는 평소에 나타나던 귀신 대신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나는 아와타구치 구니쓰나의 화신이다. 매일 귀신에게 시달리는 당신을 위해 귀신을 쫓아주려고 해도 부정한 자의 손에 닿아 녹이 슬고 말았다. 그래서 칼집에서 나갈 수가 없어 당신을 도울 수 없다. 정녕 귀신을 쫓고 싶다면 이를 잘 생각해 보라"

꿈에서 깨어난 또한 도키요리는 가신을 불러 목욕재계를 시키고 자신이 소장한 구니쓰나의 칼을 깨끗이 소제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날 밤, 평소와 마찬가지로 피곤에 지쳐 졸고 있던 도키요리는 갑자기 처절한 비명 소리를 듣고 깨어 나게 됩니다.

놀라서 눈을 뜬 그가 본 것은 깨끗이 소제하여 벽에 세워 둔 구니쓰나의 칼이 쓰려져 있고 그 앞에 놓아 두었던 화로가 정확히 두 조각으로 쪼개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화로를 보자 거가에는 자신을 괴롭혔던 귀신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서야 자신을 괴롭혔던 귀신이 그것임을 알아 냈습니다.

그 후로 더 이상 악몽에 시달리지 않게 된 도키요리는 구니쓰나의 그 칼을 오니마루(鬼丸)라고 명명하고 가문의 수호도로써 매우 귀중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후에 이 칼은 아시카가 가문에 전해지고 다시 도쿠카와 가문으로 전해 졌는데 현재는 일본 황실 소유가 되어 있습니다.

太刀銘恒次名物數珠丸

칼날길이 : 83.9cm, 소리 : 3.0cm 중요문화재(현재 本興寺 소장)

쯔네쓰구(恒次)라는 명이 있는 이 타치는 모토하바 3.96cm, 사키하바 1.98cm이며 도신의 뻗어 나가는 자태가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칼입니다.

이 칼의 제작자인 쯔네쓰구에 대해서는 古靑江 파 또는 古備前 파라는 다른 견해가 있으나 현재는 대체로 古靑江 파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디만 어쨌든 그 제작시기에 대해서는 코시소리 등으로 보아 카마쿠라 시대 초기로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

어쨌든 쯔네쓰구 명의 이 도검은 쥬즈마루(數珠丸)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어 통칭 쥬즈마루쯔네쓰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하오검의 다른 도검들도 당대의 권력자나 유명인인 소지하였는데 쥬즈마루 역시 유명인이 소지하였던 칼입니다.

그런데 다른 칼들은 그 소지자가 모두 막부의 장군 또는 섭정, 지방 영주 들이었다는 점에서 유사한 면이 있으나 쥬즈마루의 소지인은 일련종(日蓮宗)의 개창자인 일련상인(日蓮上人)이었다고 합니다.

일련상인은 포교하던 중에 그를 따르는 신도로부터 이 칼을 받게 되었는데 이 칼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해서 늘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일련상인은 이 칼의 칼자루에 쥬즈(數珠)라고 새기고(쥬즈는 일본어로 염주를 의미합니다, 즉 쥬즈마루라는 것은 칼의 이름이 염주라는 의미입니다) 파사현정(破邪顯正 - 불교용어로 사악함을 물리치고 바르게 세운다는 의미)의 검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쥬즈마루라는 이름은 여기서 유해한 것입니다.

그런데 일련상인 사후 귀중한 유품이 되었던 이 칼은 한동안 그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가사(스님의 의복), 부채와 함께 일련싱안의 3대 유품이었던 이 칼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선보인 것은 약 200여년이 지난 1920년 경인데 귀족 잡안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이 칼은 도검 수집가의 손에 들어 갔는데 그 수집가는 이 칼을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고 일련상인의 유품으로써 일련종의 본산에 기증하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처음 이 칼이 발견된 효고현의 本興寺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太刀銘光世名物大典太

칼날길이 : 66.1cm, 소리 : 2.7cm 국보(현재 前田育德會 소장)

큐슈(九州) 출신의 도공이었던 덴타미쓰요(典太光世)는 당대에 이미 널리 알려진 명도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칼은 무장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선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존칭의 의미로서 大 자를 붙여 오오덴타(大典太)라고 특별히 구분하였는데 이 도검이 천하오검의 하나가 됩니다.

천하오검의 다른 칼들은 모두 칼날의 길이가 80cm 전후인 장도인데 비하여 오오덴타는 칼날의 길이가 약 66cm로 짧은 편에 속하며 모토하바와 사키하바의 폭도 큰 차이가 없어 전체적으로 칼날의 폭이 넓은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미쓰요가 활동하던 헤이안 시대 말기에서 카마쿠라 초기의 양식으로 보자면 이는 다소 이형적인 형태이기는 하나 이보다 앞선 시기로부터의 영향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이상한 형태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대체로 오오덴타는 강건하고 힘이 넘치는 형태로 오오덴타 미쓰요(大典太光世)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칼은 오니마루구니쓰나 등과 더불어 아시카가 막부의 중요한 보물이었는데 후에 전국시대를 거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소유가 됩니다.

그런데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측근이었던 마에다도시이에(前田利家)의 딸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백약이 무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비장의 칼인 오오덴타를 빌려 주어 마에다 도시이에의 딸의 방에 놓자 바로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딸의 병이 낫자 다시 칼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돌려 주었는데 그렇게 하자 다시 딸의 병이 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칼이 세 번을 오간 끝에 마에다 도시이에의 소유가 되어 그 이후로 마에다 가문의 소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에다 가문의 기록에 의하면 오오덴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서 다시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소유가 되었고 2대 쇼군인 도쿠카와 히데타다 때에 위와 같은 이유로 마에다 가문의 소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것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오오덴타에는 도쿠카와 이에야스에 얽힌 이야기도 전해 집니다.

늘 오오덴타를 지니고 다니던 도쿠카와 이에야스도 말년에 병을 얻어 시름시름 앓고 있어 곧 임종을 맞을 때가 되었는데 갑자기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면서 수하 무사를 불러 지금 즉시 오오덴타를 가지고 사형수의 목을 치라고 명했습니다.

이를 명받은 무사는 즉시 사형수의 목을 시참하고 달려와 도쿠카와 이에야스에게 보고하기를 베는 느낌이 마치 물이 흐르듯 막힘이 없었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만족한 이에야스는 이 검이야말로 천하를 지켜 줄 보검이다라고 하며 임종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일화들을 보면 특히 마에다 가문의 오오덴타에 대한 집념이 대단했음을 보여 주는데 마에다 가문은 영주 중에서도 매우 큰 가문으로 그 위세는 매우 높았다고 합니다.

그토로 어렵게 구한 도검인 만큼 마에다 가문에서는 오오덴타를 가문의 3대 보배 중 하나로 지정하고 깊숙한 곳에 보관하여 번주만이 볼 수 있고 날을 정해 해당 일에만 번주가 몸소 만질 수 있게 하였다고 합니다.

2차 대전 이전까지도 이러한 전통은 지켜져 오오덴타는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 도검은 쇼와 31년(1956년)에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여기서도 마에다 가문의 오오덴타에 대한 정념을 보여 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일단 문화재가 중요문화재 또는 국보 등으로 인정받으로면 해당 물품이 도쿄박물관으로 수 주전 또는 수일 전에 옮겨져 보관되어 있다가 심사일에 문부성 심사위원들로부터 감정 및 평가를 받게 됩니다.

유서깊은 마에다 가문이니 만큼 다른 문화재의 심사에 대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랐지만 오오덴타의 경우에는 특별했다고 합니다.

중요문화재 심사일 당일에 가지고 와서 심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가지고 가 버렸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이듬해에는 다시 오오덴타의 국보 지정 논의가 있어 역시 문부성 심사위원회에서는 마에다 가문에 재차 지참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마에다 가문에서 거절했고 그 다음 해에 비로소 국보 지정이 되었는데 이 때 역시 실물이 아닌 사진으로 심사했다고 하니 마에다 가문의 정념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일화입니다.

그래서 이 칼은 지금도 마에다 가문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간략하게나마 천하오검에 대하여 살펴 보았습니다.

천하오검은 현재 국보 또는 중요문화재로 일본도를 대표하는 도검으로 이들 도검은 모두 당대의 권력자들이 소유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천하오검이라는 분류 자체가 이미 오래 전에 있었다는 것은 해당 도검들이 그만큼 유명세를 톡톡히 치룬 도검들이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물론 당시에 권력자가 유명 인사들이 소유했던 도검들은 이들 외에도 매우 많습니다만 이 천하오검은 훌륭한 도검이라는 것 이외에 각기 유명한 전승이 있어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도검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일본도의 시대별 분류로 보면 고도(古刀)로 분류되는데 일본에서 지정한 국보급 도검들은 모두 고도 이전의 도검들에 한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상대적으로 고도기의 도검들이 그 이후의 도검들에 비해 예술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도기 이후의 도검들에 대한 평가도 시대가 바뀜에 따라 변할 수 있겠지만 천하오검 등과 같은 유명 도검들은 그 유명세로 오래도록 인기를 누릴 것입니다.


	傑作日本刀 2 - 天下五劒(Tenkagoken)		2010/05/18	19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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