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는 여러종류가 있다. 백팩, 어깨가방, 파우치, 시장바구니 등등... 예전에 가방에다가 쉬스와 삼단봉을 수납할 수 있는 장치를 하고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혹은 이걸 개발해서 상품화를 할까 어쩌고 생각하던 차에 맥포스를 보고 그만 악에 받쳐 버린 적이 있었다. '뭐야, 이거! 언 넘이 벌써 만들었잖아! 흑흑' 세상을 사는 데에는 기발한 아이디어 만으로는 하반신 마비된 효도르와 다를 바 없다. 순발력이 동반되어야 '신속, 정확'이라는 만고의 진리에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맥포스의 기능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어떤 가방을 쓰고 있던 간에 그 가방을 택티컬화 하거나 택티컬한 눈으로 지긋이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가 선호하는 가방은 예전에는 어깨가방이었다. 일명 노트북 가방이라고 하는, A4로 이루어진 웬만한 책자나 서류는 대부분 수납되던 아주 유용한 가방이다. 필자는 제 딴에는 '택티컬'한 분위기를 연출하느라 핸드폰 파우치도 어깨끈에 달고, 맨 앞에 지퍼에는 삼단봉도 집어넣고, 물론, 노트북 밧데리 넣은 내부 주머니에는 폴더를 끼우고 다녔었다. 참 든든하긴 하였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무기고니까. 그런데 어깨가방이라는 것이 외모는 출중해 보여도 매고 뛴다던가 할 때에는 거의 혹부리 영감의 볼에 달린 혹처럼 거추장 스러운 것이었다. 거기에다가 한쪽 어깨에만 집중되는 무게 중압감! 그래서 필자는 과감하게 EDC 가방을 백팩으로 교체하였다. 회사에서는 난리가 났지. 나이 지긋한 관리자가 양복에 백팩? 무슨 조인성이냐...? --;
어쨌든 그렇게 하고 다녔다. 백팩은 그런데 써 보니까 이게 정말 물건이었다. 일단 수납할 주머니가 드립다 많고 웬만한 중량은 어깨에 매면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거기에다가 매고 뛰기는 얼마나 좋아!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그리고 쓰시고 계신 가방이 백팩이든, 아니든 간에 가방은 택티컬 적인 요소가 다분히 있다. 우선 Carry할 수 있는 웬만한 것을 가능하게 한다. 남에게 보이면 안되는 택티컬 기어나 몸에 지니기 거추장스러운 장비 등은 가방에 수납하면 된다. 거기에 노트북까지 집어넣을 수 있다면 말 그대로 움직이는 오피스가 되어 버린다. 비상식량에 구급약품에 서바이벌에 대한 책자 한 권정도 넣어다니는 센스라면, 가방에서 모든 택티컬이 시작되고 또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노상에서 붙은 시비를 구경한 적이 있었다. 한 사람은 약간 맛이 간 덩치 큰 넘이고 다른 한 사람은 말쑥한 양복차림에 어깨가방을 매고 있었다. 물론 양복차림의 사람에게는 일행이 있었으나 약간 맛이간 그 넘, 양복에 무슨 원한이 있는지 대놓고 모욕을 주려는 것이었다. 쪽 수도 안되는 것이... 그렇다고 양복 입은 분들이 또 그런 사람 상대에서 스타일 구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도전은 도전인지라... 마침 비가 오다가 막 멎은 날씨에 저녁이었는데 약간 맛간 넘이 유독 어깨가방을 한 그 젊은 사람에게 그 뾰족한 골프우산을 휘두르면서 맞지 않자 그냥 달려들어 찔러 총을 하는 것이었다 주변에 사람들 소리지르고 난리 났다. 그런데 이 어깨가방은 정말로 당황하지도 않고 어깨에서 가방을 내리더니 그 넘에게 탁 던지는 것이었다. 순간 달려들던 넘은 앞에 무언가 까만 것이 불쑥 달려드니까 멈칫하며 동작을 멈추었다. 그 순간 가방을 던진 그 사람은 그 가방이 미처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 넘에게 바싹 다가가 있었다. 다음 조치는 뭐, 팔 꺾어 우산 떨어뜨린다음 뒤로 팔을 제껴서 꼼짝 못하게 하고는 머리채를 잡아서 놈을 하늘을 보게 한 상태로 허리를 퍽퍽 치면서 골목으로 데리고 가는 것 까지 상황이었음.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건, 그것을 빼내어 쓰면 더 없이 좋은 대처가 되었겠지만 단지 가방 만으로도 디펜스를 실현한 그 젋은 양복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요점은 이거다. 첫째, 가방으로 상대방의 시야를 가린다. 둘째, 가방으로 적의 진행을 멈춘다. 세째, 순간을 포착하고 바싹 다가선 다음 제압한다.
그가 가방을 던질때 당황하거나 긴장하지 않았다고 느낀 것이, 가방을 휘두르지 않고 아래에서 위로 물건 건네듯이 던졌다는 것이다. 휘두른다면 일단 그 회전력에 휘두른 사람이 다음 액션을 취할 수 없게 되고 그 가방에 상대방이 맞는다 하여도 그 가방 속에 철퇴가 들어있지 않은 이상은 별 데미지는 없이 상대방을 약만 올린 결과가 될 것이다. 아래에서 위로 던지게 되면 정확하게 상대방의 얼굴에 던질 수 있으면 던지는 자세와 연결하여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상대방에 바싹 붙을 수 있다. 만약 칼을 든 상대라면 시야를 가리는 게 중요하므로 (좀 위험하긴 하지만) 바싹 다가선 다음 99% 앞으로 나와 있을 나이프 잡은 손을 두 손으로 잡고 확 매달려 버리는 방법도 있다. 어쨌거나 가방을 상대방의 시야를 가리는 것으로 사용한 것은 정말 지혜로웠다고 생각한다.
혹 회사생활이 힘들다거나 한 분들은 순간순간 취미의 세계로 빠지기 위하여 가방에다가, 소형나이프, 서바이벌 책자, 슈어파이어, 구급약품 등 들여다 보기만 해도 기분전환이 되는 아이템들을 구비하고 가끔 들여다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세상 사는데에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02-735-4431~2,02-737-4911(FA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