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어제 나이프 갈다가 손가락을 베었는데 하필 검지 끝이네요. 아물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키보드를 칠 수가 없는 게 가장 답답합니다.
여러분들도 조심하십시오. 그런데 참 신기한 게, 느낌이 오더라구요. 베이기 바로 10초 전? 짜릿한 느낌이 오면서 '혹 베일 수도 있는 각도구나...' 하는 머리가 쭈뼛서는 느낌...
이번에는 나이프나 총기, 기어 못지 않게 생활 택티컬을 윤택하게 만드는 파라코드입니다.
파라코드는 애초 개발개념은 말 그대로 낙하산 운반체를 안전하게 지탱하는 고강도 로프를 만드는 것이었다. 낙하산 로프는 첫째, 정말 강해야 하고, 둘째, 엉키지 말아야 하며, 세째, 습기나 물기 등에 반응이 없어야 (물에 떨어지는 일도 다반사이니...) 한다는 것이었다. 개발 취지가 강력하다 보니 정말 낙하산 뿐 아니라 아웃도어나 실생활에서도 다용도로 쓰이고 있다.
파카코드의 구성은 이렇다. 두 개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조밀하게 짜여진 원통형의 외피와 실제 경도를 감당하는 내부 심이다. 심은 보통 5~9개의 나일론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심에 따라 쓰임새도 약간씩 변한다고 한다. 보통 7가닥 정도가 굵기를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꺾기나 감기 등에 부담없는 경도를 준다고 한다.
원래 외피와 내심이 있는 구조는 파라코드가 최초는 아니다. 엉성하기는 하지만 비슷한 방식의 코드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실생활에서도 많은 바리에이션들을 발견할 수 있으며 비슷한 부류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전투화 끈, 등산화 끈, 등산가방이나 의류에 맛뵈기로 붙어져 있는 로프에 천막 지탱 줄 그 외 여러가지 용도로 파라코드를 연상케 하는 여러 제품들이 있다.
다시 파라코드 얘기로 돌아오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은 낙하산 외에 나이프 손잡이가 있다. 일찌기 스트라이더의 제품들에서 선을 보여 일대 파라코드 랩핑 열품을 몰고 왔던 일명 스트라이더 랩핑이다. 끈이 그렇게 변화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무척 신선한 사건이었다. 사실 스트라이더 랩핑도 그 기원과 원류는 동양의 도검 손잡이에서 였다. 두 가닥의 가죽끈이나 면이 있는 넓고 두꺼운 천 등으로 랩핑하는 것은 한국도검, 일본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어쨌든 스트라이더를 현재의 반석에 올려놓은 숨은 공신이라면 이 파라코드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랜야드... 예외없이 파라코드가 쓰여진다. 정말 이쁘게들 따서 단다. 그리고 억지로 찾자면 택티컬 매니아가 아웃도어에 자의든 할 수 없든 간에 머물러야 할 때, 텐트 지탱 줄로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택티컬 메니아들은 장비 중에 어떻게 용도가 발생할 지 모를 이 파라코드를 5~10m 정도 항상 준비해 놓은 좋은 습관이 있다.
이 것의 용도는 무궁무진 할 것 같다. 찾아서 잘 쓰면 그게 바로 최선의 택티컬이다.
마지막으로, 파라코드를 잘라서 쓰게 되면 다시 긴 줄이 필요할 때 곤란할 경우가 많다. 묶어서 매듭하자니 툭 튀어 나온 매듭 덩어리가 영 안스러울 때도 있고 '막 그르거든요!!'
그래서 한가지 잇는 방법을 말씀 드리겠다. 아마도 자신의 노하우로 고이고이 감추고 계신 분들이 있을 듯 한데 아주 간단하다. 불을 이용하라는 것, 불로 지져서 붙이는 것이다. 여기에도 방법이 있다.
우선, 면을 매끄럽게 파라코드 접합할 부분을 자른다. 다음에는 지포 라이터, 가스버너 등 손 안대도 불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화기'를 준비하고는 불을 붙인다. 그리고 양쪽을 똑 같이 마주보면서 불에 갖다 댄다. 갑자기 너무 가까이 대면 불이 붙어서 도화선이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길... 거의 공처럼 동그란 모양으로 녹았을 때 두개를 불로 부터 떨어진 곳으로 급히 이동시킨 다음, 양쪽을 꽉 물리듯이 밀어서 붙인다. 왜 이렇게 꽉 물리듯이 밀어서 붙여야 하냐면, 그냥 조심조심 붙이더라도 붙긴 붙는다. 그런데 이렇게 붙여놓은 것은 금방 충격에 떨어진다. 외피만 붙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부 심까지 붙이려면 녹아있는 덩어리가 밀려서 솟을 정도로(조금 뜨겁겠지만) 꽉 붙이는 것이다. 원래의 경도보다는 낮지만 이렇게 해 놓으면 짧은 끈들을 모아서 긴 끈으로 잘 쓸 수 있다. 단, 나이프 손잡이 같은데는 못 쓰겠죠. 꺾이는 부분에서 튀어나올 것이고 미관상 보기에도 이쁘지 않을 터이니...
필자는 그래서, 이렇게 이은 파라코드를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 놓고 있다. 언젠가 요긴하게 쓸 택티컬 생활을 기대하면서...
즐거운 택티컬, 편리한 생활! 감사합니다.
P/S. 파라코드를 도화선으도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휘발유나 신나 등을 적셔서 쓴다고 하는데... 일상생활에 쓸 일은 없죠. 없어야 겠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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