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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생활 Tactical Series 13 : 인질협상
 
 
2006/09/26 (07:48)
작성자 : sabenza 조회수 : 3004
 
안녕하십니까

협상은 우리 생활에서 작게는 콩나물 가격에서 부터 크게는 대기업, 혹은 국가간의 중차대안의 문제를 결론내고자 실시하는 광범위한 문제해결 방법입니다. 이 중에서도 택티컬의 관점으로서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거나 모두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는 갈등의 최고조 상황인 인질협상에 대하여 필자의 졸속한 생각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수없이 협상을 한다. 굳이 회사, 직장에서의 끊임없는 회의나 노사협상, 물품 구매 및 판매협상 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언어를 사용하는 한 협상의 프로세스는 마치 요리할 때의 소금처럼 생활 전반에 걸쳐 녹아있다.
그런데 택티컬에서의 협상이라면 두 집단간의 대립구도를 완화하거나 또는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거나 혹은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인질협상 등 최악의 유혈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최후의 바로 직전 수단으로서의 협상을 이야기 하는 것이며 전투 못지않게 그 비중은 크다고 하겠다.
이른바 인질협상. 이것은 말 그대로 공격자와 방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질이라는 제3자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그 대립구도의 가운데에 서게 된 경우이다. 이렇기 때문에 대립의 피해는 1차적 타겟이 인질이 되는 것이고 대립의 최선의 방법인 무력이 오히려 맨 마지막 방법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된다.
한마디로 가장 효과적이지만 가장 피해야 하는 '완전격멸'을 실시할 수 없도록 인간방패를 놓아두는 아주 비겁한 행위이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인질상황은 택티컬의 주요과제가 될 만큼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필자가 협상이나 CQB의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이러한 것을 지켜보는 혹은 남의 일처럼 느끼지 않는 방관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들어가보는 정도의 내용을 서술하고자 할 뿐이다. 이 방면에 조애가 깊으시거나 전문가이신 분들께는 졸필의 농간을 부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수 년전 이런 일이 있었다. 지방의 어느 도시. 술을 많이 마셨음에 틀림없는 젊은 남자(런닝만 입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됨)가 평소 이웃으로 알고 지내던 옆집으로 들어가 흉기를 들고 아주머니와 어린 딸, 그리고 업혀있는 갓난아기를 인질로 잡은 적이 있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아마도 이 넘의 요구사항은 누군가와 대화할 사람을 불러 달라는 것이었던 것 같다. 이런 류의 사건이 전문인 경찰특공대가 출동한 것이 아닌 일반 형사들이 출동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인질범은 처음에는 인질에게도 공손했고 출동한 형사들에게도 존칭을 사용하는 등 차분한 심리적 상태를 유지했음에 틀림없는 말과 행동을 하였다. 자신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전달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초기의 심리는 비교적 차분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를 대하는 형사들이었다. 전과가 있는데다가 이런 일까지 벌여 더 골치가 아픈 상황이기는 했지만 형사들은 그를 포위한 상태에서 협상 등을 시도하지 않고 그의 심기를 자극하는 행동과 폭언을 하였던 것이다.
- 야, 이 XX야. 너 같은 놈 때문에...
- (인질이 서 있던 옥상 앞을 어슬렁거리며) 이것 봐. 우리는 총도 가져왔어!
- 너 같은 놈 이런 사고 칠 줄 알았다. 빨리 안내려 올래? 등
인질범은 무언가를 요구했으나 무시당했고 그런 상황이 괴롭기라도 한 듯 그 넘은 머리를 부여잡고 계단에 앉아 있거나 인질들을 2층에서 1층으로 내모는 등 불안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넘의 행동을 형사들은 그 넘이 투항하려는 체스처로 받아들이고 더욱 그 넘을 자극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런 방법이 통하는 듯도 했다. 어린아이를 업은 엄마의 팔을 잡고 그 넘이 대문 바깥으로 나온 것이다. 그 순간에 무언가 그 넘을 자극하는 액션이 있었고 그 인질은 희생되었다.
물론 형사들도 흉기에 손목 동맥을 손상당하는 중부상을 입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인질이 현장에서 희생이 되었다는사실이다.
그리고 더욱 언론을 자극했던 건 그 지역 경찰서 서장의 행동이었다. 사전 전모를 찍은 비디오를 간부들과 다 보고 나자 박수를 치며 형사들을 칭찬했다는 것이다. 좀 참으시지. 하필 기자가 취재하러 그 회의실로 들어가는 순간에 박수가 터져나온 것이다. '잘 했어. 아주 수고했어!"의 말과 함께.

고발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내용이므로 제작의도에 맞게 다소 과장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때 우리가 아쉬워하는 것은 인질범과의 대화를 통하여 사건을 해결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최악의 상황인 인질까지 희생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 없었던 사람들은 미국이나 선진국의 인질상황 대처 프로그램과 같은 것을 행하는 전문가였을 것이다. 전문가가 나서서 협상을 하며 CQB와 저격을 통하여 범죄자는 순식간에 제압되는 구도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는가? 왜 없겠는가? 당연히 있다. 우리나라 경찰이기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부분이 있지만 대한민국 경찰의 자질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또한 경찰특공대나 대부분의 강력범죄 담당 경찰 등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으며 그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충분한 교육을 받으며 또 Skill로 숙달되어 있다. 수 번의 인질사건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정말 경이로운 솜씨로 제압하고 인질을 구출한 사례도 많다. 이 사건에서 문제는 '협상이 없었다' 와 '인질범을 자극했다' 이다. 그리고 무슨이유인지 경찰특공대나 협상가 등 전문가의 지원이 없었다는 것.
일명 Negotiator라고 불리는 전문협상가들은 심리학의 달인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은 경찰이 최종 단계에서 무력을 사용하기 직전까지 인질을 설득하고 그 넘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경찰에게 전달하는 적어도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심심해서 인질극을 벌이는 넘은 없다. 무언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을 것이다. 이 것을 들어주는 것이 협상의 시작이다. 그의 얘기를 인질현장 바깥의 경찰이나 당사자들에게 전달시키는 임무도 협상가의 몫이다. 그리고 현장의 상황이나 인질의 상태, 현장 구조 등의 정보도 수시로 경찰에게 전달한다.
중간자의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인질에게는 바깥의 '적'과는 다른 우호적인 '적'으로 인식이 진행된다. 반은 성공한 것이다. 계속 인질범의 심리를 진정시키면서 그 얘기를 들어주면서 조금씩 설득을 하면서... 그렇게 하면서 맨먼저 이루어내야 하는 것은 인질의 안전이다. 그 다음이 무장해제. 그 다음은 그가 아니라 전문진압조의 몫이 된다.
위험한 업무가 틀림없다. 그래서 이런 일은 베테랑 경력자나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협상가들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또는 평정심을 잃은 정도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내야 하므로, 그리고 그 위험한 상황에서 범죄자와 대면한다는 구도가 그들을 더 힘들게 한다.
자, 결론을 낸다면,

-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 넘을 자극하지 않고 조금씩 접근한다.
- 얼굴을 보이고 무력의사가 없음을 확인시킨다.
- 인질의 안전을 확인한다.
- 넘이 하는 말을 우선 듣는다.
- 넘의 얘기를 주의깊게 경청한다.
- 넘과 대화를 하며 해결책을 같이 고민한다.
- 인질 자체가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한다.
- 외부의 병력들도 적극 협조하여 협상가에게 요구한 내용이 즉각즉각 반영된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 신뢰가 쌓였다고 판단되면 인질범이 인질을 포기하게 한다.
- 인질범의 무장을 해제시킨다.

말로 써 놓으니까 너무 평탄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역시 이런 사건들의 해결여부는 협상가들이 개인적인 자질이란 말인가? 하지만 위의 내용들은 직장생활에서도 쓸 수 있는 내용들임에 틀림없다. 특히 영업에서 말이다! ^^
믿지 못하시겠지만 검은 아저씨 나오는 영화 'NEGOTIATOR'를 아직 보지 못했다. 정말이다. 그런데 이런 부류의 영화들은 무수히 존재하니까 이런 '썰'의 원류는 그런 것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그런데 영화속의 경찰들은 왜 그렇게 능숙한지... 영화와 실제가 그렇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싶다.
위의 사건 이후로 전국 경찰들은 더욱 강화된 인질협상 교육을 받았으며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노력을 배가한 끝에 이후 발생한 사건들은 대부분 '평화적으로' 해결되었음을 밝힌다. 어쩌면 그 사건에서 그렇게 진압을 해야만 했던 경찰들도 더 나은 발전을 위한 희생양이 아니었는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nergy77       이 당시 사건과 관련해서 관할경찰서장이 경찰특공대라는게 존재를 하는 지를 몰랐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사건후 부산경찰특공대에서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었다면, 이런 작전을 펼쳤을 거다."라는 인터뷰와 함께 동일한 상황하에서의 인질구출시범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협상가가 협상을 시도해서 시선을 돌리는 사이 테이져를 쏴버리더군요. 그 사이 다른 직원들이 달려와서 방폭이불로 피해자를 보호하면서 대피시키고. 순식간에 끝나버리던데..) 2006-09-29 21:55:32
 
 
   
 
sabenza       예. 그 사건 맞습니다. 얼마나 분통이 터지던지... 2006-09-30 05: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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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생활 Tactical Series 13 : 인질협상(2) sabenza 2006/09/26 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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